그린북 영화후기
영화의 호흡은 담백하되, 신산하다.
남유럽 특유의 가족애가 넘치는 평범한 백인 운전기사 토니와
가족조차 찾지 않는 성공한 흑인 피아니스트 셜리는 대비된다.
맞을리 없고 그래도 서로 선을 넘지 않으려는
젠틀함이 긴장감있게 서사를 끌어간다.
희한하게도 영화에서,
성공한 흑인이자 피아니스트인 셜리가 주인공일 때에는 오직 '설정된대로' 그가 피아노를 연주할 때만이다.
바에서 처맞고, 남자와 같이 있다 발가벗겨지고, 화장실에서 쫓겨나며, 흑인이란 이유로 식당에도 못 간다.
언제나 착취당하는 주변인, 그럼에도 결기있는 한 마디를 하지 못하고 품격이라 포장하며 자위하는
그 흑인 스토리에 공감이 갔던 이유는 이 영화가 바로 주인공인 '셜리'의 아들이 각본을 담당했다는
나의 오해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 영화는 토니의 아들이 각본을 썼고, 자기 가족들을 주인공 가족으로 출연시켰다는 것이다.
영화 내내 관통했던 'white savior'의 근원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신기하게도, 영화 마지막 크레딧은 이 영화가 '실화'로 발본되었음을 밝히며
토니와 셜리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특히 '그들은 50년간 우정을 쌓다 2013년, 몇 개월차로 사망했다'고
나오는 대목까지 특이한 점은 그 장엄한 크레딧에 나오는 사진들이 전부 '각각'의 사진이라는 점이다.
50년간 우정을 쌓은 이들이 같이 찍은 단 한장의 사진도 없다?
그 불편함은, 현실에서 확인된다. 바로 셜리의 남동생이 "이 영화는 허구"라며
"형은 토니와 친하지도 않았고 단지 몇달간 고용했던 고용주일 뿐"이라며 "그마저도 불손하여 해고했다"라고
주장했다.
영화에서 둘은 단지 배경만 다를 뿐 토니가 압도적으로 우월하다.
처맞는 셜리를 싸움잘하는 토니가 구하고
외로운 셜리를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토니가 맞이해주며
운전기사이면서 욕을 하고, 맘대로 차를 세워 치킨을 사고,
노름을 하느라 기다리게 하는데 셜리는 아무말을 하지 못한다.
차별에 대한 인내를 '품격(dignity)'으로 포장한 그 지점이
사실은 필부로 지내야만 했던 이의 아들이 원하는 세상임을 웅변하는 지점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목표가 '서성한' 이상인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공부시간이 음수(Minus)라는...
-
현재 수학 4~5등급인 학생들은 오늘 칼럼을 적용시키기에 무리가 있으니, 마지막에...
-
칼럼을 카톡으로 보내드리기도 한답니다 매주 3편의 칼럼을 카톡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
칼럼을 카톡으로 보내드리기도 한답니다 매주 3편의 칼럼을 카톡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
딱 한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앞으로도 지금과 같다면 내가 과연 원하는...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36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36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칼럼] 목표가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합니다 37
스스로 일어나는 법 "휴.. 힘들.. 아, 성적이 오른다.." 그러곤 피식 웃곤...
-
도대체 무엇 때문에.. 왜? 우리가 어릴 때부터 보아 온 세계지도의 모습은 다음과...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28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39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22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37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13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칼럼을 카톡으로 보내드리기도 한답니다 매주 3편의 칼럼을 카톡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25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특정 종교 강요 절대 아니구요 수험공부 하면 심신이 흥분되고 쇠약해지는 경우가...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6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10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9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8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4호 칼럼입니다.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3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18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칼럼을...
-
이번 칼럼은 올해 제가 집필한 제001호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
작년 수능 찍은거 보태서 국어, 영어 4등급입니다 탐구는 공부안해서 66이고......
-
더프때 한번 개뚜둘겨맞고 이제 내일 독재에서 3모 보는데 벌써 식은땀 나고 더프때...
-
평소에 책 펼치고 풀때는 수학 문제 보면 그래도 어떻게 접근하는지랑 어떤 방식의...
-
[멘탈평정=수능대박] (1) 절망 넘어서기 혹시 지금 '지금 해서 뭐해/ 어차피...
-
대부분 맞말이고 특히 사람 쉽게 안변한다, 늦은거 알면 늦은거 맞으니까 닥치고 해라...
-
경쟁에서 살아남기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3월이고 지금이고 가을이고 항상 이런 생각이...
-
재업)고려대 의대생의 조언. 수능 시험장에서의 멘탈 관리 12
안녕하세요, Team AURUM의 Gambit입니다. 저는 고등학교를졸업하여...
-
멘탈잡는 법 4
공부 ㅈ ㄴ 안 됨 ㅜㅜㅜㅜ 삼수 경찰대 망하고 내신 1점대 버리고 교대마저 ㅜㅜ...
-
8회 1컷 93 2컷88이엿나? 그렇게 잡히던데 이게 9월이랑난이도...
-
갸아악 1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앍
-
저는 사람은, 계속 전다. 수능도. (feat. Show Me the Money 5) 69
무대 영상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네들의, 특히 일반인들의 도전, 열정,기존...
-
수능이 15일이남앗는데 수능볼때 잘봐야해!라는마음으로 봐야하나요 ? 아니면...
-
수능☞멘탈? 36
흔히들 수능 유경험자분들께서 수능은 실력만이 아닌 운과 멘탈과 컨디션또한 결과를...
-
확실히 고3되니까 멘탈이 유리에다가 순두부로 변해가네요... 9
절대로 이럴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내신기간되고 4월 성적표까지 보니까 아무공부도...
-
올해 21살이며 1월5일 일산인 집을떠나 노량진 고시원에서 혼자살며 공부하고있는...
-
꿈은 연고한이었는데 수능때 14214맞고 (이과생)재수를 생각하고있는...
-
큰 즐거움을 못 느끼겠어..즐거움을 못 느껴..소화불량 사고도 자주...
-
ㅁ 4
1. 걱정을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일 경우 2. 다음 증상들 중에서 3개 이상 나타날...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