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 반수일기 4-1) 3모 리뷰(국어)
3모 국어 시험지 스캔.pdf
오늘 오전에 3월 모의고사를 A4로 프린트해서 스터디카페에서 풀어봤어요. 정말 많은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지금 자그마치 3주 넘게 수능 공부를 손 놓고 있던 바람에 시간관리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상태더라고요. 그리고 원래 시험지를 그대로 스캔해서 옯붕이 여러분께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국어 지문에 표시 안 해도 잘 볼 수 있다... 수학 풀이 이렇게 풀면 어떤가... 피드백 좀 받을 겸? 음... 근데 그 마인드로 시험을 쳐서 그런가 긴장을 하나도 안 하고 시험을 보게 되더라고요. 국어 같은 경우에는 OMR 마킹할 시간을 아예 안 남기고 시간을 80분 풀로 다 썼고(사실 일부러 급하게 안 푼 것도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고등학교 국어샘이 처음에는 시간 생각 안 하고 다 맞는 걸 연습한 다음에 정확도 유지하면서 시간 줄이는 게 국어 시험 잘 보는 방법이라고 했거든요.) 수학에서는 역대 최저점 한 번 찍어 봤습니다. 수학에서는 정확한 논리로 풀어보려다가 11번, 12번에서 시간 엄청 잡아먹고 1차 멘붕, 14번 도저히 논리적으로 깔끔한 해답 찾을 수 없어 2차 멘붕, 멘탈 다 털린 상태로 그냥 꾸역꾸역 순서대로 풀어서 결국에는 22번이랑 25~30번 손도 안 대고 그냥 끝냈습니다. 11번, 12번, 13번, 14번 부분에서 시간 더럽게 많이 잡아먹은 게(에? 50분 썼네요. 중간에 정신을 잃기라도 한 건가???) 많이 아쉽네요.
먼저, 국어 언어와 매체 리뷰부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일단 국어는 난이도가 적당한 수준으로 나오지 않았나 생각이 들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풀면서 작년 10모 느낌을 많이 느꼈어요. 근데, 이게 영 뭔가 수능이랑 다른 느낌이 듭니다. 음 당연히 학평 무시하는 소리가 아니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좀 많이 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작년 수능의 여파 때문에 눈이 높아진 걸 수도 있겠어요. 근데 요즘 흔히 수능 국어가 어려워지는 이유로 꼽히는 ‘이해추론형 문제’?(이 단어가 맞나 모르겠네요.)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전형적인 1대1 대응 풀이파라서 비문학이 어렵게 나오면 좀 부담스러운 느낌이 오는 편인데 이번 3모 같은 경우는 지문 자체의 내용이 어려웠다는 느낌이 강했지, 문제 자체가 난해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아, 참고로 얘기 나온 김에 말하자면 비문학을 풀 때 문제가 추론형이냐 아니냐의 여부는 개인마다 크게 다르게 느낄 것 같아요. 저는 진짜진짜진짜 수능 비문학 점수의 80%는 배경지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배경지식의 유무 정도가 추론 잠재력을 결정짓고, 그게 결국 점수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해요.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작년 수능 비문학 어려웠죠? 그리고 그만큼까지는 아니어도 6월 PCR지문도 쉽지는 않았죠? 저 작년 6월 모의고사 끝나고 PCR에서 보기 문제가 왜 오답률 1위인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 PCR을 하면 당연히 이제 복제가 되겠지. 일정 수치에 도달하면 검출이 가능하겠구나. 그럼 당연히 기존 양이 많을수록 증폭 시간이 적게 걸리고 Ct 값이 작겠지.’ 제가 지문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고, Ct 값의 정의만 알면 1분 컷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수능에서는 그 악독한 헤겔을 다 맞고 브레턴 우즈에서만 2문제 틀렸어요. 왜 그랬을까요? 저는 과학기술 지문에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걸 자신할 수 있을 정도로 배경지식이 많은 편이고, 인문 지문 역시 특유의 눈치와 논리 이해로 풀어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근데 경제 지문이 제 약점인 걸 잘 알고, 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능에서 탈탈 털렸죠. 배경지식의 유무는 애초에 글을 읽는 방식을 다르게 만들고, 추론문제를 단순 상식문제, 일대일대응 문제로 탈바꿈시켜버릴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원준T가 썰이라는 강의를 만든 이유가 있겠죠. 앞으로 국어 배경지식과 관련된 글 가끔 올리겠습니다.
문학은 확연히 쉬워진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비문학 다음 문학 순서라서 문학 시간이 촉박한 편이고, 항상 실수를 남발하는데, 확실히 문학은 갈수록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아 물론, 이번 시험에서 문학의 지문 길이가 좀 부담스럽기는 했습니다만, 문제가 답이 확연히 보이는 것들이 꽤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고, 덕분에 실수도 오늘은 없었습니다.
역호머식 채점을 해보자면, 80분 풀로 써서 36번 하나 틀리고 98점인데, 실제로는 31~34번 시간 없어서 통으로 날렸을 테니 9점 까서 1컷 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잘 보신 분들 있더라도 항상 역호머식 채점 하시면서 결과에 자만하지 않는 태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문법 공부를 안 해서 그런지 문법에서 하나 틀렸네요. 문법은 좀 더 다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아쉬웠던 점 꼽아보자면 선택과목에서 시간을 많이 쓴 점(24분), 경제 지문에서 지문에 겁먹은 점,시간에 쫓겨 기술 지문에서 헤맨 점, 결론적으로 전체적인 시간 배분을 말아먹은 점이 있네요. 오늘은 문학에서 실수가 없어서 다행이지 평소 같았으면 2~3문제 더 틀렸을 겁니다.
글이 다소 정리되지 않아서 보기 불편하셨겠습니다만 저도 글을 예쁘게 다듬을 여력은 없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제발 댓글로 질문 많이들 해주세요. 국어 공부에 대해서 저도 다양한 분들이랑 얘기하고, 배워가고 싶네요.
처참히 망한 수학 리뷰는 이따 밤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국어 시험지 스캔한 거 올려드릴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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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선생님 저도 인프피임니다 ... 같은 mbti보니 반갑네요 ! 혹시 인프피만의 공부법이 있을까요 ? ㅋㅋㅋ
INFP 반수일기 제목으로 글 깨작깨작 올리고 있는데 도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음...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공부가 힘든 게 아니라 내가 게을러서 공부를 못 한다고 자책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게 너무너무 크더라고요. 가끔씩 모고 망치거나 하면 의지가 불타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약한 과목 열심히 해서 성취감 느끼고, 슬럼프가 올 때는 개방감 있는 장소에서 가볍게 수특 몇 문제 풀거나 국어 지문만 읽어보면서 조금씩이나마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일반적인 노력으로는 남들을 못 따라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순간순간 집중력을 발휘해서 높은 효율로 공부하거나 본인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찾고, 기록하는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요. 사소한 일로도 멘탈이 헤까닥 돼서 슬럼프 오고 많이 산만한 성격이라 과목별로 본인만의 방법을 꼭 정립하려고 노력했어요. 잠시 쉬어가도 까먹지 않을 수 있도록. 양치기를 하면 당연히 실력이 늘지만, 아마 infp라면 양치기보다는 적당히 어려운 두 세 문제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고 스스로 설명하며 질적 공부를 추구하는 게 성격에 맞지 않을까 싶네요. 공부하다 지치면 산책이나 운동, 독서, 아니면 자신을 돌아보는 글을 써보세요. 딴 길로 새거나 감정에 파묻히는 걸 막을 수 있는 좋은 여가인 것 같아요
댓글이 바로 안 달려서 그냥 무시하시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장문으로 길게 조언해주셨네요 ㅠ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요새 딴생각이 많이 나는 것 같던데 그 이유를 찾으려 애써보고 어떻게 해야 포기하기 않고 내 자신을 성장 시킬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해 보겠습니다 ! 조언 너무 감사합니다 !! 그리고 꼭 수능 고득점 쟁취하겠습니다 ....ㅎㅎ
아하하...제가 계속 오르비에 있는 건 아니니깐요
댓글 확인하는 데 오래걸릴 때도 있답니다
앞으로도 가끔씩 소식 전해주세요! 같은 인프피 분들이 성공하는 모습 보면 너무 좋을 것 같네요